4대강의 책임과 교훈

유상균(생명문화연구소장)

 

예상된 결과였다. 최근 감사원이 MB 정부의 22조 엉터리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한 내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상했다기보다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감사결과라고 이제야 내놓을 것일 뿐이다. 우리의 국토가 권력자 한 사람의 몽사에 의해 이렇게 철저하게 짓밟혀본 적이 없을 것이다.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는 감사원의 발표 이전에 4대강 사업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비상식적 구상이었다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MB가 정권 초 서울광장을 달구었던 촛불이 시들해지자 느닷없이 멀쩡한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삼척동자라도 이 사람이 대운하를 포기하지 않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에 4대강을 살린다는 주장 자체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나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준설과 거대한 댐 규모의 보 건설, 그리고 강 주변을 개발하여 자전거 도로 등 시민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수자원 확보, 홍수 조절, 수질 개선과 같은 자연의 법칙마저도 거스르는 주장들이 난무하였다. 물론 공식적공사가 끝난 지금 처음에 그들이 내세웠던 것들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를 통해 드러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일부 볼 수 있다. 첫째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이포보 주변은 MB가 직접 개방행사에 참여하기도 한 상징적인 곳인데 수중광장이라고 조성한 곳은 인적이 찾지 않는 유령 공원이며, 수자원공사 관계자도 광장 활용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둘째, 낙동강 25공구의 강수욕장으로 조성한 곳인데, 쓰레기와 잡초만 즐비하다. 멀쩡한 버드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강변에 맞지 않는 메타세콰이어, 배나무 등 수십만 그루를 심었는데 반 이상 죽어버렸고, 골재시설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그야말로 망초 유령공원이 되어 버렸다.

 

셋째로 정부는 400억원정도로 모든 시설을 유지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실제 예상되는 유지비용은 5천억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 총 책임자였던 심명필 본부장은 답을 회피하기에 바쁘다.

 

넷째, 홍수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최근 10년간 홍수 피해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마치 4대강 사업을 통해 홍수 피해가 많이 해소된 듯한 자료를 내놓았는데 이는 통계 사기임이 드러났다. 4대강 사업 이전의 2007-2009년 데이터는 의도적으로 삭제했는데 실제 그 3년 동안에는 오히려 4대강 사업 이후보다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야말로 사기이다.

 

다섯째, 금강 사례에서 보듯이 가뭄 해결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4대강의 무용론이 입증된다. 그밖에 하천 수위 상승에 의해 지하수가 동반 상승하여 농사가 어려움을 겪거나, 보의 안전성, 매설 파이프 파손, 유지 관리로 이는 22조가 아닌 50조 이상의 사업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우리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함양 지역도 4대강의 후유증으로 많은 농민들이 자신을 터전을 잃을 상황에 처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장담할 수 없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된 낙동강을 대신해 지리산 부근의 물을 모아 부산의 식수로 활용하려는 취지로 명승지로 유명한 지리산 용유담에 댐을 건설하려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 씨름을 하고 있다. 수질을 개선하려고 했던 사업인데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댐을 지어 식수를 마련하려 하는 정부의 짓거리에서 4대강사업이 얼마나 혈세를 빨아먹는 일이었는지가 드러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거대한 공사를 법에 정한 예비 절차도 무시하거나 졸속으로 처리하고 한겨울에도 공사를 강행하는 무리한 일정으로 지금 거의 모든 보에서 누수와 세굴이 발생하고, 공식적으로 공사가 끝난 지금도 계속 공사는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사 기업은 인부들을 동원하여 욕설과 폭력으로 현장 접근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적절한 시점에 처음의 계획을 바꾸어 본격적인 대운하 전초전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수심 6m’ 유지를 위해 늘어난 예산과 준설량이다. 처음부터 계회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대운하 사업의 떡고물을 충분히 챙기기로 되어있었던 5대 건설기업이 다시 뭉쳐 혈세 나눠먹기로 배를 불렸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메이저 언론은 철저히 문제들을 무시했고 4대강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형국이었다. 이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MB 정권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이 최시중을 동원한 언론, 방송 장악이었으니 말이다.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고 KBS, MBC, YTN 등 민주 정권 시절 그나마 정권으로부터 독립하려 노력했던 공중파 방송을 낙하산 사장을 압잡이로 내세워 철저히 권력의 시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민주주의의 철저한 유린이다.

 

MB의 민주주의 파괴 의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원세훈을 동원하여 국정원을 정권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 지금 드러난 국정원 대선 개입문제들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파업을 벌였던 방송사도 그렇고, 국정원도 그렇고, 4대강 사업도 그렇고, 어떻게 한 사람에 의해 그렇게 기관 전체가, 또 나라 전체가 반대파들을 철저히 묵살하고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는지 보면 거기에는 많은 권력자의 앞잡이들과 그들의 철저한 손발이 된 관료들과 일부 교수들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소위 지식인으로 불리며 안정된 자리에서 걱정 없이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이들의 권력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이 없다면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일들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거짓말로 시작해서 거짓말로 끝난 정권, 국민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눈과 귀를 닫고 있는 현 정권의 오만이 어찌 권력자 한 사람만으로 가능하겠는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떠한 엉터리 사업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나라가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민주주의가 철저히 무너져 내린 지금, 우리는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우리의 교육 현실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 대학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실상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4년간 배우는 것이 자신의 전공 영역에 세부지식을 벗어나지 못하며, 그 어디에서도 사회의 정의, 친일과 독재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의 문제들을 생각하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통해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틈이 없다. 대학을 마치고 정 관계, 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으로 진출하는 소위 지식인들이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명령에 불복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공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들의 책임과 의무라 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진짜 인문학은 설 자리를 잃고 지혜의 보고인 고전이 사라진 현실이 지속된다면 그나마 현재 곳곳에서 힘은 미약하지만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위해 본인의 책무를 다하는 양심적 지식인들의 수는 점점 감소하게 될 것이며, 결국 우리나라는 지금의 1% ‘들이 영원히 지배하는 곳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중용 1장의 너무나 유명한 말씀을 다시 새겨본다.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인간이 중용에 이르면 천지가 바로 자리를 잡고 만물이 자라난다)

 

그러나 우리 인간 사회가 소인배들로 넘쳐나고 4대강 사업처럼 탐욕으로 자연을 망가뜨리면 결국 대재앙이 오게 될 것이며, 인류와 뭇 생명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미약하나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는 독립군들의 활약이 더 소중한 지금이다. 거대한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하는 법. 이들의 노력이 언젠가 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 온배움터 역시 이 어려운 시대에 책임을 다하는 지식인을 길러내는 요람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언젠가 시대를 이끄는 소중한 배움터로 자리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