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보는 사회적 경제(28)

-제도로서 사회의 자기 보호기능 확장

이무성(본원 편집위원, 사회적금융 연구원(준)위원장)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이 일반화되었다. 그 대표적인 정치가들이 영국의 대처수상,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들의 집권기 내내 사실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을 강조하였다. 공공기업의 민영화, 노동자집단의 세력약화를 통한 노동의 시장기구를 통한 상품화, 사회복지 대폭축소, 기업에 대해 조세감소를 통한 공급중시 경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라는 정책을 펼쳐왔다. 대처의 10년 가까운 장기집권, 레이건이 소속한 보수성향의 공화당 정부의 연속집권 등 이 그 사례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회가 직면할 폐해에 대하여는 일반 대중들은 거의 무감각한 상태이다. 사회적 경제에서는 사회의 시장경제의 예속을 극히 경계한다. 신자유주의의 경쟁에 의한 사회 긴장관계 조성을 인간 삶의 파괴로 이어진다고 평가한다. 인간들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재화 조달은 일반적으로 교환, 재분배 그리고 호혜라는 3형태로 이루어진다. 교환은 경제적 분야로서 시장을 통하여 주로 행해진다. 재분배를 국가기구 등 권력에 기반한 중앙으로의 재화집중과 이후 하부단위로의 재화분산을 통해 자원의 분배를 의미한다. 호혜는 비계약적인 형태로 가족, 집단의 관습적인 호혜로 반대급부 없는 행위이다. 공동체적으로 물질적인 충족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가장 오래된 살림살이로서 사회유지 형태이다.

3개의 유형이 그 모습을 조금은 달리하면서 동시에 수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는 경우엔 시장을 통한 교환이 주도적으로 수행된다. 화폐가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작용을 한다. 어떻든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는 허구적 상품으로서 화폐, 자연자원으로서 토지 그리고 노동의 시장 기구를 통한 상품화를 부정한다.

우리사회에서도 비트 코인 등 화폐의 상품화가 최근 급속히 확산을 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가상화폐가 초래할 위험에 대하여는 사회적 경제의 관점에서는 당연히 우려된다. 이미 2008년에 시작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경제가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라는 심각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이는 화폐 등의 파생상품으로서 시장영역에서의 교환거래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로서 노동에 대한 규제완화 등 이를 상품으로 간주하면서 계약직, 비정규직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유형이 등장하면서 일상적인 삶의 갈등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당초 상품화되지 않을 노동의 시장거래를 강조하기 때문에 파생된 것이다. 공 개념이 강조되어야 할 토지가 재산의 축적수단으로 변질되었다.

과정이 생략된 압축 경제성장의 부작용이다. 이는 양극화를 직접 초래한 불로소득이다. 한국사회에서 일상체험하고 있다. 경제윤리 측면에서도 문제이다.

사회가 경제에 복속된 경우엔 쉽게 시정되지 않는다.

시장이 사회를 지배하였다는 표현은 경제적 자유주의로 대치될 수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확대를 유발하며 기존 사회의 질서를 상당부분 해체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에 대항하여 등장한 사회의 자기보호운동과 대립관계를 형성한다. 자동조정 내지 조율 시장기능을 강조하는 경제적 자유주의는 사람, 자연, 기존 사회조직 등에게 위협이 된다. 경쟁적 노동정책을 당연 도입하여 노동력을 창출하는 각 개체의 건강과 노동권을 심히 훼손한다. 세계화라는 자유무역은 경제적 강자인 선진국의 시장영역 확대를 결과적으로 강조하면서 자연에 의존하는 농업분야를 위협한다. 노동과 자연에 의존한 삶의 방식을 시장에 의존시키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호혜성에 의하여 비계약적 방식으로 스스로 보호되는 영역을 파괴하는 꼴이다.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관행으로 합의된 사람들의 살림살이로서 경제를 인위적으로 훼손한다. 이를 보호코자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이 당연히 출연하게 된다. 이는 시장의 자동조정 이면의 어두운 측면을 제도로서 방어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적 합의로서 사회구성체 성원들을 보호해 나간다. 보건, 공공시설, 사회보험 등의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기존 사회질서의 훼손은 1차적으로는 문화적 파국을 초래한다. 이는 외부집단과 경제, 문화적으로 접촉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한 사회집단에서 파멸적인 도덕적 폐해를 의미한다. 특정 집단이 사회적 존재로서 유지하고 있었던 제도의 소멸을 동반한다. 그 결과 오래 지속되어 온 그 사회에 적합한 가치 있는 사회적 기반들이 상실되고 집단의 자존심도 상처를 받게 된다. 초기 협동조합 현장실천가인 오언은 일찍이 이를 노동자의 사회, 문화적인 환경으로서 사회보호망의 해체와 인간관계의 단절로서 노동시장에 상품으로서 내 팽기어 진다는 극한 표현으로 묘사하였다. 이에 대한 사회보호 기능으로서 국가의 규제, 개입, 계획 등이 수반되어 노동의 사회화로서 회복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사회적 경제의 이론적인 기반은 시장의 자동조정의 허구성과 그 폐해를 명확히 인식하고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단절시켜야 한다. 경제를 사회에 복속시키는 사회 본래 기능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성숙한 민주주의방식으로 그 절차를 강조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 집단적인 파시즘이나 국가사회주의 형태를 철저히 배격한 것이다. 1944년 미국, 이듬해 영국에서 ‘거대한 전환’의 책자를 발간하여 사회경제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 칼 폴라니는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은 여하한 경우에도 민주적인 형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일관되게 주창하였다. 이로 인하여 시장자동조정을 신봉하고 있었던 자유주의자들과 막스주의자들 양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냉전체제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절차적 민주성을 강조한 이론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거의 60여년 가까이 방치한 상태들이 지속되어 왔다. 일상적인 인간 삶의 형태들이 자본주의 상품시장에 예속되어왔다. 사회의 호혜적인 긍정적인 기능들도 극히 위축되고 화폐를 매개로 교환의 형태로만 그 거래들이 주로 이루어져왔다. 허구적 상품으로 노동, 토지, 화폐 등도 시장거래에 편입되어 왔다. 그 본래의 역할들이 무시되면서 일반 상품들과 유사하게 취급되어졌다. 사회의 시장경제에 예속되는 현상이 심화되어 왔다. 비계약적인 영역들이 완전 도태상태이었다. 사회구성원간의 소득 등 불균형은 커져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부조에 대한 기능들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허상으로서 시장의 자동조정에 대비되는 사회의 자기보호 제도 확장은 현시대에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