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보면 바리 무지 열씨미 공부하는줄 알겠다.
우쨌든 오늘 잠시 내가 이 해남에서
놀 시간이 있으니 뭐.
아, 배 고픈데 왜 싸부님 안오시나.
오전에 소리공부하구 씻김굿 샘 기다리는 중.

◉ 詠井中月
                                  李 奎報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승(山僧)이 달빛을 탐하여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한 병 속에 물과 함께 길어 왔다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이르면 깨달으리라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이 기울면 달 또한 빌 것을.
      

李奎報(1168-1241) : 고려 중기의 문신. 자는 춘경(春卿), 호는 白雲居士. ‘東明王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