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도의 자유대학

-이 무 성(광주대 산업기술경영학부 교수, 제3섹터 연구소협동조합(준)위원장)

 

오늘날처럼 대학이 일반인들에게 매도당하는 시대도 드물다.

대학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소금역할을 하는 종교집단도 마찬가지이다.


예전 상아탑은 우골(牛骨)탑을 넘어 대량 실업자 양성소라는 자조적이고 풍자적인 표현들로 대학을 빗대기도 한다.

물론 현재 대학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도 대학의 본래 역할의 방기라는 그 책임에서는 자유스러울 수 없다.

사회는 항상 그 대안의 모색으로 발전해 간다.

그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견제와 균형에 의하여 현재보다 더 나은 사회로 진화해 가는 것이 인류역사의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대학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경고들이 행해졌음에도 전혀 개선책이 없다.

오히려 당사자들이 그 모순의 체제에 안주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편이다.

현재 한국교육제도는 개인이나 몇 사람의 결사체적인 의지만으로 혁파될 수는 없다.

사회적 자원을 독점하여 배분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는 국가에서 선의의 의지로 적극 나설 때 그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가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발판으로 철저히 교육 권력을 사유화, 독점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독점체제의 교육구도를 최소한 과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광주에서의 자유대학 설립 움직임은 매우 시사적이다.

몇 차례 다른 지역에서도 시도들은 있어왔다.

그러나 광주에서 구체적인 자유대학 논의를 통하여 교육독점의 기득을 타파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환영할만하다.

그러한 흐름들이 여수 등 다른 지역에도 확산되어 사회적 합의로서 그 의제들이 공론화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아직은 초기 논의 수준이지만 광주 자유대학은 그 자체로도 의미는 있어 보인다.


사실 대학에는 일부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교육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

여전히 그 해결전망이 보이고 있지 않은 대학 시간강사 문제들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시장잡배만도 못한 사람들이 대학교수로 그 자리를 독점하여 학문적 열정이 있는 젊은 강사들이 대학에 설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 한국대학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의당 자격 있는 분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상당수 자격미달의 교수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교육 관료들과 공공재로서 학교를 사유화하고 있는 비양심적인 사학 관계자들에 의해 학교개혁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이들은 현재의 자신들의 기득조차도 유지할 수 없는 절박함이 없이는 전혀 자체적인 개혁을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흩어져 있는 개체는 미약하다. 그러나 뜻으로 모여진 개인들의 힘은 엄청난 영향력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킨다.

광주는 우연찮게 협동작업을 한 교수들을 중심으로 자유대학 설립이라는 뜻들이 자연스럽게 모아져 점차로 확산, 내년엔 개교까지 예상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하면 건물 등 교육용 및 수익용 재산, 가르칠 샘(선생), 배울 물(학생)들을 떠오르게 된다.

예전 우리 선조들의 서당교육 체계를 연상하면 학교운영은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유학자로서 선비들은 국가에 봉사한 후 또는 처음부터 후학 가르침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태어난 것이나 자라온 또는 인연을 맺은 익숙한 지역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 등을 공유하였다.

이게 서당이기도 하고 그냥 가르치는 장소로서 현대적인 의미로 학교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쳐 교육을 통치 이데올로기로 악용함으로써 교육본래의 기능은 퇴락하였다.

광주에서 추진 중인 자유대학은 교육본래의 모습으로 복귀하자는 것이다.

배움을 통하여 함께하는 사람들을 결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제도권대학에서 부여하는 학점취득도 가능토록 그 운영의 틀을 열어 놓고 진행하고 있다.

여수에서도 몇 분들이 1달에 2번 정도 모여 관심 있는 분야를 주제로 선정하여 배움을 공유하고 있다.

불필요한 논란으로서 외국어 고등학교 설립에 집중하기 보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주도에 의한 자유대학 등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분야로 관심들이 승화되도록 큰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