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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기억을 넘어 - 청년학도들의 발로 뛴 집단 현장기록

   - 이 무 성(온배움터 대표)

이번 독서일기인 서평에서 만나게 되는 내용은 일종의 집단 창작으로서 르포형태의 기행물이다.

필자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있던 2009년도 2월 말경에 배달되어진 ‘고립된 기억을 넘어’라는 소중한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는 ‘한국 현대소설의 작가와 현장 자료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고립된 기억을 넘어'란 제목으로 간행된 3권의 책들이었다.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2008년 여름방학 중 현장 학습 참여로서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기록한 땀으로 범벅이 된 현장기록의 성과물들이었다.

여수지역을 방문하였던 학생들이 우리 문학의 소재를 위한 자료로 남기기 위하여 이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대개의 자료 엮음은 현장 답사지역을 시간흐름 순으로 평면적으로 기술한다.

따라서 연구 자료물로서 또는 문학적인 가치로서는 별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도 처음엔 이러한 선입견과 학생들의 형식적인 기행 묶음집일 것이라는 지레 짐작으로 단순히 제목 위주로 관심 있는 항목만을 흩어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처음부터 정독 해 나갔다.

 

머리말에 쓰여 진 이 책의 간행배경에 대해 우선 눈길이 멈추었다.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창의력을 이끌어내고자 함이 명확히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책의 완성까지 더디어 진행되더라도 참여하는 이들의 눈높이로 편집 등 모든 사안들이 이루어졌다. 의견들이 엇갈리었을 경우엔 스스로 토론하는 등 의사소통의 방식도 어느 기행지를 간행하는 것과는 특이하였다.

매년 학생들로 하여금 문학적인 소재가 될 수 있는 역사유적지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였다.이들이 일정에 따라 진행될 수 있도록 곁들여 주었다면서 지도교수인 정선태 학자는 겸손하게 말씀하신다.

국문학자로서 정선태 교수의 독특한 수업방식도 이 책을 관심 있게 살펴 본 계기가 되었다.

 

정교수의 강좌를 학기 중 수강한 학생들이 현장 문학기행으로서 이후 이를 기록화 함으로서 교과과정을 매듭짓는다.

이들 참가자들은 문학을 전공한 청년들이다. 이들의 부지런한 발품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기회 확대는 향후 자신들의 문학작품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 문학기행물 편찬을 위하여 방학을 제자들과 함께 보낼 수 밖에 없는 불편도 정교수는 매년 감내하고 있다. 이는 젊은 문학도들에 대한 극진한 배려 없이는 여느 교수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기획자로서 함께 한 이들의 정성이 학생들 각자의 발표문에 물씬 묻혀 있었다.

 

제1부-기억은 빛으로 분다

제 2부-기억의 터를 만나다

제3부-역사와 문학, 그 교차로에서

제4부-망각에 저항하기 위하여

그리고 제5부-자료 편 등 총 5부로 편성되었다.

 

편집이나 글의 내용 등 참여한 학생들이 스스로 처리하도록 지도교수는 최대한 개입을 자제한 흔적들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교수들에게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참으로 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에 자신의 삶의 지표가 될 만한 스승을 만나기 드문 요즘 세상에 진정한 제자 사랑으로 이렇게 세세하게 배려하고 있는 은사를 만났으니 말이다.

이 책이 늦게나마 출간되게 될 수 있었던 것도 현장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신 분들의 공으로 돌리는 등 고마움의 표시를 여러 차례 책의 내용에서 언급하고 있었다.

여순사건에 대한 신문기록 등도 삽입하여 여수지역의 사료로서 비치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들 예비 작가들이 여순사건을 소재로 다양한 형태로서의 문학작품으로 세상에 선보이기를 기대 해 볼 수도 있었다.

책은 비매품으로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