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보는 사회적 경제(33)

-자기보호 기능

이무성(본원 편집위원, 사회적금융 연구원()위원장)

 

사람의 살림살이로서 경제생활은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에도 그 사회조직체의 구성원들이 그냥 굶어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았다. 이는 사회적경제의 시조격인 칼 폴라니의 경제사적인 고증에 의하여도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서도 자기 공동체 일원의 살림살이로서 먹고 사는 문제는 조직체 자체의 보호 기능에 의해서 경제생활은 자체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전제가 되는 것은 사회의 자기보호를 위해서 노동, 토지 그리고 화폐의 상품화를 배척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시장거래를 통하여 상품화 되는 오늘날에는 배척되어야 할 대상들이 상품 거래범위에 확대 편입되고 있다. 이는 시장의 자기조정 기능을 과신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성장, 발전이 수반되어야 그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 사회적 경제 관점에서 상품화로서 배척되어야 하는 토지, 노동, 화폐도 제한없이 무한히 충당될 경우엔 그 사회는 지속 공급이 됨을 전제로 혼란없이 유지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향후 인류는 자원고갈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한다.

다만 그 도래할 시기에 대하여는 전망이 다를 뿐이다. 대부분 현시대에 현 사회체제를 긍정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호흡하는 동안에는 자원고갈, 노동력의 공급부족, 화폐발행에 따른 제한 등이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을 한다.

그러나 이는 근거없는 낙관으로서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 상실에 따른 자신이 발딛고 있는 공간과 시간에 초래할 엄청난 재앙을 애써 잊고자 함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초기 자본주의 시기를 예를 들어 시장의 자기조정 기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은 서부지역 등에 개척할 공간들이 무한한 것처럼 보였고 사실 상당한 기간 공간부족에 의한 애로사항은 없었다. 노동력도 이민자 등의 지속적인 영입으로 인하여 노동공급측면에서도 큰 문제는 없었다. 화폐발행도 그 어떤 제약을 받음이 없이 일상적인 발행이 가능하였다. 따라서 노동, 토지로서 자연자원 그리고 화폐의 상품화 우려는 확장국면의 자본주의 단계에서는 일부 현실을 알지 못하는 이론가들의 기우로 치부될 수 있었다.

자기조정 시장기능의 강조는 자유로운 시장거래를 형성하기 위하여 상품화하지 말아야 할 대상들을 완전 무장해제 하기 위함이다.

자기조정 시장은 예전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아주 새로운 것이다. 이는 생산의 기본요소로서 노동, 토지, 화폐도 이를 거래하는 시장이 성립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 토지, 화폐는 사회의 자기보호를 위해서는 결코 거래 대상에 포함되어서는 아니될 요소들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일상에서 비시장거래 영역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상품화로서 시장거래를 통하여 거래해야 할 대상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인으로서 자신이나 가족들의 살림살이로서 경제생활에 필요한 재화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동력 자체도 철저히 상품화로서 시장에 선보여야 한다. 비시장거래 영역의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예전에 호혜거래나 중앙에 의하여 반대급부 없이 일방적인 배분방식에 의하여 조달되어졌다. 시장거래를 통해야 할 재화나 용역들이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 자신들의 생활을 위하여 이를 구매해야만 하기에 더 많은 노동력 투입에 의한 화폐로서 수입의 증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노동의 국제간 이동이 일반화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은 비상품 영역의 축소에 의하여 유발된 것이다.

특별히 사회복지라는 일방적인 수혜가 예전에는 지금처럼 큰 비중으로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사회구성체 당사자들이 일종의 품앗이 등의 형태로 비시장거래방식을 통하여 과거에는 이를 수월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사회적 경제의 원칙적인 기본취지는 시장거래에 의한 방식을 비시장거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창출이나 일자리 늘여나가는 것도 넒은 의미의 사회적 경제 영역에는 포함은 된다. 그러나 보다 큰 목표는 비시장거래로서 기존 경제영역을 대체해 나가는 것이다. 최근에 기회의 평등을 강조하여 상속증여세 세율을 대폭 올리려는 안들도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충당된 재원으로 기획박탈 등 사회소외층에 대한 복지증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도 꽤 설득력있게 일반인들엑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는 사회의 자기보호를 위한 것이다. 토지 등의 비상품화 대상이 사회개발 등의 명분으로 예외없이 상품화됨으로써 현행 자본주의 체제를 확장, 발전하기 위하여 공급되어야 할 토지 등의 공급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생산요소로서 투입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도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젠 한국사회로 그 눈을 돌려보자. 70년대 노동의 무한공급을 통하여 노동비용을 낮추어 공장 등의 가동을 증가시켜 기업들을 매개로 국가의 부를 크게 늘리어 나갔다. 상품화되지 않을 노동이 국가의 특정 정책 수행을 위하여 노동상품으로 완변하게 탈바꿈하였다. 그 결과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피폐화되었다. 비시장영역으로 공급되었던 농업이 주는 공공적인 가치들이 더 이상 재창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소될 수 밖에 없었다. 농업의 건전성이 존재함으로써 그 사회의 자기보호 기능이 가능하였었다. 그렇지 못하여 사회해체는 농촌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지역에서도 도미노처럼 번져나갔다. 사회보호 기능이 그 자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행해졌던 것이 개인단위로 자신의 모든 살림살이를 직접 챙기어야 하였다. 급격히 시장만능주의로 사회의 모든 영역이 편입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시장 스스로 자기조정기능을 갖고 있다는 시장만을 절대시 하는 그릇된 관념들도 사회전체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비시장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그 사회에서 국외자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더 심하게는 자유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불순한 체제전복 사상을 갖는 이단자로 사회에서 격리되기도 하였다. 인류는 꾸준히 더 좋은 세상을 향하여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 이는 경제사를 통하여도 확인 검증해 볼 수 있다. 그 나아가는 폭과 기간을 두고 개량 내지 개혁적인지 급진적 혁명성을 띠는지 구분해 볼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사회에 대하여 이를 더 고수하려는 보수와 바꾸어 보려는 진보로 그 입장에 따라 나누어 볼 수 있다. 지키어야 할 가치들이 분명 내포되어 있으면 당연히 지키어야 한다. 반면 현 시대에 역행되는 문제들에 대하여는 이를 바꾸어내려는 의지들이 덧붙어져야 한다. 그러면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로 지칭해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200년 남짓이다. 시장의 자기조정 기능을 강조하여 모든 대상들을 상품화로 취급하면서 자본주의 초기엔 사회의 역동성을 촉발하여 물질적인 풍요를 인류에게 누리게 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원의 낭비로 인한 자원의 고갈,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사회적 약자들의 비인간적인 삶의 유지 등 많은 문제들도 남겨놓고 있다. 인류가 지구에서 생활한 후 그 개체 인간들이 소속한 사회에서 자기보호를 그 집단에서 자연스럽게 받아왔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편입으로 인하여 사회보호를 위하여 훼손되지 않고 지속되어야 할 노동, 토지, 자본의 상품화는 자기조정 기능들이 망가지면서 동시에 자기보호 영역도 동시에 해체를 한 것이다. 이젠 시장의 자기조정의 무오류적인 환상에서 벗어나 사회의 자기보호를 위한 보완적인 방안들을 적극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