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기

-윤중목(시인)

 

장미꽃, 백합꽃 같은

꽃송이, 꽃봉오리에서만

깊은 향기가 나는 게 아니다.

 

화장품, 향수라든지

방향제, 방향초라든지

내지는 갓 구운 빵,

갓 내린 커피에서만

짙은 향기가 나는 게 아니다.

 

분명 사람에게도,

삼태기 같은 너른 그의 앞자락에

세상 모질고 험한 숱한 이야기들을

온몸으로 쓸어 담은 사람에게도

그윽하게 피어나는 향기가 있다.

 

그의 존재, 그의 이름만으로도

사나운 세파가 죽죽 그어댄

푹 팬 상처들이 아물려지는

취할 것 같은 향기가 있다.

 

아, 제발 내가 그런 사람,

그런 향기이고 싶다!